소식

함께해요

  •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라는 대증요법을 멈추고, 실효적인 소년 범죄 예방과 교정 체계 구축에 나서라

    2026.03.09 16:51:13
  •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라는 대증요법을 멈추고,

    실효적인 소년 범죄 예방과 교정 체계 구축에 나서라

     

     

    최근 국무회의에서 논의된 촉법소년 연령 하향 검토와 관련하여, 우리는 범죄 예방의 본질을 외면한 채 대중의 응보 감정에만 기댄 이번 논의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단순히 형벌의 문턱을 낮추는 것은 소년 범죄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없다. 우리는 국가가 '처벌'이라는 가장 손쉬운 행정적 수단 뒤로 숨는 대신, 청소년들의 발달 특성을 고려한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1. "촉법소년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왜곡된 정보를 바로잡아야 한다

    촉법소년이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주장은 명백한 사실 왜곡이다. 현행법상 촉법소년은 형사처벌 대신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을 받는다. 이 중 가장 중한 10호 처분은 소년원 송치로, 최대 2년간 자유를 박탈당한 채 폐쇄적인 시설에서 교육을 받게 된다. 이는 성인 형사처벌 못지않은 강력한 국가 권력의 개입이며 인신 구속이다. 연령 하향이 아닌 재발방지 등 운영의 내실화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보호처분의 엄중함을 간과하고 형사처벌만을 정답으로 내세우는 것은 무책임한 선동이다.

     

    2. '범죄 저연령화'라는 공포 조장 대신 실체적 통계를 제시하라

    범죄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는 뚜렷한 통계적 근거는 부족하다. 최근 디지털 성범죄 등의 증가는 수사 기법의 고도화와 신고 체계의 정비, 매체 환경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를 면밀히 분석하지 않고 단순히 '청소년이 악해져서 범죄가 늘었다'고 결론짓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일이다. 정확한 데이터 분석과 심층 연구 없는 법 개정은 여론에 등 떠밀린 '국가의 책임 방기'일 뿐이다.

     

    3. 해외 사례와의 단순 비교는 국가적 기만이다

    일부 국가의 형사책임 연령이 낮다는 점을 들어 우리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은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위험한 비교다. 형사 연령이 낮은 국가들은 대개 그만큼 강력한 사회 복지 시스템과 촘촘한 아동 보호 체계를 병행하고 있거나, 소년범을 다루는 사법 체계 자체가 우리와 완전히 다르다. 사회적 안전망과 교정 인프라에 대한 개선 없이 연령만 비교하는 것은 전형적인 끼워 맞추기식 논리에 불과하다.

     

    4. 열악한 교정 시스템에서의 엄벌은 '범죄의 학습장'이 될 위험이 크다

    현재의 교정 시설은 만 13세 청소년의 발달 특성을 고려한 교육을 수행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어린 청소년을 집행유예나 징역형으로 성인 범죄 생태계와 연결되는 형사 절차에 편입시키는 것은 그들의 인생을 조기에 포기하게 만드는 낙인 효과를 낳는다. 교도소에서의 경험이 반성이 아닌 '범죄 기술의 학습'과 사회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사회가 떠안게 될 것이다.

     

    5. 진정한 책임은 '처벌'이 아닌 '직면과 반성'에서 시작된다

    재발 방지를 위해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지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 책임은 단순히 매를 맞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이 피해자에게 준 상처를 직면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며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처벌 연령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가해 청소년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변화할 수 있는 '회복적 사법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다.

     

    소년 범죄의 원인은 청소년들에게만 있지 않다. 사회 구조적 모순과 가정 및 학교의 해체, 유해 환경의 방치가 청소년들을 범죄로 내몰고 있다. 정부는 '연령 하향'이라는 가장 쉽고 비겁한 해결책을 버리고, 예방과 교화, 그리고 실질적인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혁신에 매진해야 한다. 우리는 청소년들이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끝까지 연대할 것이다.

     

     

    202639

     

    ()탁틴내일

TOP